서론
정보기술의 발전, 전자출판의 활성화, 개인 미디어의 확대로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자료의 생산과 유통이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1]. 특히, 온라인 학술정보 서비스의 확대는 연구자들이 요구하는 학술 논문에 대한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여, 학술 연구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2].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의 확장과 함께 저자 식별 문제는 새로운 도전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연구자의 이름이 결혼 등으로 바뀌거나, 다른 표기법, 비일관적인 표현으로 동일 인물이 다르게 표기되는 문제는 연구 성과 관리, 사전 실적 검토, 특정 연구자의 논문 검색 등 다양한 영역에서 효율성과 정확성을 저해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자에게 일관적인 식별 번호를 제공하며, 이는 디지털 개체 식별자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3].
이에 따라 연구자 식별번호(Researcher Identifier)는 독립적이고 지속 가능한 학술 정보 관리의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으며, 연구자들에게 일관된 식별 체계를 제공함으로써 학술적 신뢰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국내외 연구자 식별번호 체계의 현황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각 체계의 특성과 한계를 비교함으로써, 연구자 식별번호의 효과적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연구기관에서의 전략적 활용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방법
연구자 식별번호는 이름 표기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고, 연구자와 연구 성과를 일관되게 연결하며, 디지털 개체 식별자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ORCID와 같은 국제적 체계는 CrossRef와 DataCite와 같은 글로벌 데이터베이스와의 연계를 통해 학술적 신뢰도를 크게 증대시킨다[4].
본 연구 대상은 국내외에서 운영 중인 9개의 주요 연구자 식별번호 시스템으로, 각 시스템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다. 연구자 식별번호 시스템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비교하기 위해 발행기관, 주제분야, 발행형태, 용도, 특이점 등을 포함한 분석표를 마련하였다. 연구에 필요한 자료는 각 연구자 식별번호 시스템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수집하였고, 각 연구자 식별번호 시스템의 주요 내용은 시스템의 운영 목적, 구조적 특징, 제공 서비스 등으로 구성하여 각 연구자 식별번호 시스템의 장단점과 특성을 파악하고, 기관 연구 지원 및 연구 성과 관리에의 활용 가능성을 평가하였다.
연구결과
국가 R&D 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되었다. 2020년 시스템 구축 당시 국내 연구자 정보 관리 경로를 단일화하고, 분야별 R&D 전문가 정보를 공동 활용하기 위해 한국연구재단의 한국연구자정보(KRI, 57만 건), NTIS 인력정보서비스(21만 건), 20개 전문기관(154만 건) 등의 정보를 통합해 총 232만 건의 연구자 정보를 확보했으며, 이를 통해 국내 연구자 정보 관리와 데이터 활용의 기반을 마련하였다[5]. 현재(2024년 12월 기준) 약 951만 건의 연구자 정보가 등록되어 있다. 또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NTIS), 한국연구재단, 중앙행정기관 등에 국가 연구자 번호를 등록하면, 이 번호를 매개로 연구정보가 상호 연계되도록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연구자 이력과 과제 및 성과 관리에 있어 효율성과 연속성이 한층 강화된다.
국제표준이름식별자(ISNI)는 작가, 연구자, 실연자, 영상제작자 등 다양한 창작 분야에 기여한 개인·단체를 국제적으로 식별하기 위해 도입된 16자리 표준번호이다. 2012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의해 국제표준으로 제정되고, 국내에서는 2018년 국가표준으로 인정받았다. 국제표준이름식별자(ISNI)의 도입 목적은 여러 공공 데이터 베이스에 걸쳐 독점적인 저자 식별 시스템을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것이다[6].
국내 연구자는 국제표준이름식별자(ISNI)를 국립중앙도서관이 운영하는 ISNI KOREA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신청된 정보는 유효성·완전성·중복 검사를 거쳐 ISNI 등록총괄기구에서 최종 발급되며, 원칙적으로 하나의 주체에 오직 하나의 ISNI만 부여된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ISNI는 약 151만 건(개인 138만 건, 단체 13만 건)으로, 그중 연구직·공학기술직 종사자가 42%를 차지해 연구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2021년부터는 국가연구자정보시스템(NRI)과 연계되어 연구자 식별과 성과 관리에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으며, ORCID, IPI(International Press Institute) 등 국내외의 다양한 저자 식별체계와도 통합 관리가 가능해 창작자 및 연구자의 국제적 활동과 저작권 관리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ORCID(Open Researcher and Contributor ID)는 Thomson Reuters의 Researcher ID 시스템의 코드를 기반으로, 더 넓은 이해관계자 그룹을 위해 비영리 조직에 의해 독립적으로 발전한 연구자 식별 시스템이다[7]. 연구자는 ORCID 웹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자유롭게 가입하고 16자리의 고유 번호를 발급받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논문·보고서·프로젝트 등 연구 성과를 정확하게 본인에게 귀속시킬 수 있다. 2012년부터 비영리기관인 ORCID에서 등록 서비스를 개발·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906만 명의 연구자가 150,570만 건의 연구 성과물을 ORCID에 등록하였다. 연구지원기관 및 학술 커뮤니티는 ORCID의 보편적 이점인 저자 식별 표준화·연구 성과 추적 용이성 등을 인정하고 있어, 하크는 “ORCID가 점차 연구자 식별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8]. 이는 논문·데이터에 DOI (Digital Object Identifier)를 부여함으로써 식별·관리 체계가 확립된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9]. 저자가 논문을 출판사에 제출할 때 ORCID ID를 기입하거나 이미 발급받은 ORCID ID에 게재된 논문을 등록하면, Crossref, DataCite, Web of Science 등 주요 데이터베이스와 자동으로 연계가 이루어진다.
VIAF는 OCLC(Online Computer Library Center)에서 운영하는 가상 국제 권한 파일이다. 1998년 미국 의회도서관과 독일국가도서관을 비롯한 주요 국립·학술도서관이 참여하여, 인명 및 단체명, 국가명 등 다양한 이름 데이터를 국제적으로 통합·공유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국가·언어별 표기 차이에서 비롯되는 중복과 혼선을 줄이기 위해, 30개국, 50개 이상의 기관 데이터를 통해 문헌 검색 및 저자 식별을 효율화한다. 참여 도서관에서 이미 구축한 서지데이터를 토대로 국제 표준화를 도모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 서비스를 통해 연구자는 언어, 철자에 대한 지역적 선호도를 하면서 이름, 위치, 연구 성과물을 식별할 수 있다. 또한, RDF, Linked Data 등을 연계하여 ISNI, ORCID, Wikidata와 같은 여러 식별 체계와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Researcher ID는 Clarivate(구 톰슨 로이터)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연구자 식별번호로 Web of Science, InCites 등 인용·색인 DB와 연동하여 연구 논문 실적과 인용 현황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Clarivate 기본 회원 가입과 저자 식별번호 발급은 무료로 이루어지지만, Web of Science와 같은 유료 DB의 검색 및 연구자 정보 확인 등 Researcher ID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유료 구독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대문자 알파벳과 숫자, 발급 연도가 결합된 형태(예: AAA-1234-2009)로 표기되어, 저자를 고유하게 식별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초기에는 Web of Science와의 연계를 통해 연구자들이 자신의 논문·인용 실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도입되었으며, 현재는 Publons(Clarivate의 연구자정보서비스)과 통합되어 운영되고 있다. Researcher ID는 Web of Science와 ORCID 와도 통합되어 있어 이들 데이터베이스 간에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다. 정확한 Researcher ID 발급 수는 현재 Web of Science 기준 4,300만 명의 연구자 프로필이 등록·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동명이인 이슈가 잦은 한국의 연구자들에게는, ORCID나 ISNI 등 다른 식별자와 함께 Researcher ID가 저자 식별과 연구 성과 홍보를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2004년 Elsevier 출판사에서 구축한 Scopus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개발된 연구자 단일 식별번호이다. 이 번호는 연구자 스스로 등록하거나 생성하는 방법과 달리 Scopus에 논문이 색인되면 Scopus 메타데이터를 추출하는 전용 매칭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자동으로 연구자 ID가 11자리의 숫자로 발행된다. 연구자 프로필에 문제가 있는 경우, 연구자가 수정 및 업데이트 할 수 있다. Scopus DB에 색인 논문 정보 및 다양한 인용지표가 제공되어 연구자가 가장 많이 기여한 주제 및 최신 출판 동향 확인도 용이하다. 단, 유료DB로 운영되어, 기관이나 연구실이 별도의 라이선스를 구매하지 않는다면 최신 5년치 자료로 접근 범위가 제한될 수 있다. 연구자의 연구현황의 장기적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구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한계점이 있다.
Elsevier 출판사의 자회사인 Social Science Electronic Publishing에서 운영하는 사회과학 분야의 Preprints Repository의 연구자 식별번호이다. SSRN Author ID는 연구자가 SSRN DB에 회원 가입하는 것과 동시에 7자리 고유 식별번호를 부여한다. 2024년 12월 기준, 약 150만 건 이상의 연구 논문과 200만 명 이상의 저자가 SSRN에 등록되어 있어 사회과학 분야의 방대한 규모의 Preprints를 확인할 수 있으며, Author ID를 통해 저자별 연구 목록, 사회과학 세부분야별 Top Authors 정보 등을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다. 특히 무료 접근성을 기반으로 한 개방형 지식 교류가 활성화되어, 사회과학을 중심으로 학술적 확산과 영향력 평가에 효과적인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전 세계 연구자들의 자원봉사로 운영되는 경제학 분야 학술 DB인 RePEc(Research Papers in Economics)의 Author Service에 등록한 저자에게 부여되는 연구자 식별번호이다. RePEc Short-ID는 주로 “pxxnnnn” 형태를 가진다. “xx”는 보통 저자의 성을 구성하는 첫 두 문자이며, “nnnn”은 1∼4자리 숫자로서 등록 과정에서 부여된다. 현재 7만여 명이 등록되어 있는 이 식별번호는 RePEc 서비스 전반에서 활용되며, URL이나 저자 페이지 본문 등에 표시되어 저자의 연구 활동과 성과를 체계적으로 연결·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RePEc Author Service에 로그인하면 저자 이름 옆이나 페이지 상단의 리본 메뉴 등을 통해 본인의 Short-ID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개별 프로필 관리를 비롯하여 다양한 학술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지원받게 된다. RePEc는 비영리 목적으로 구축된 데이터베이스이기 때문에, 연구자 식별번호를 통해 연구자들의 기여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공동 연구 및 정보 공유를 촉진시키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연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독일 트리어 대학과 라이프니츠 컴퓨터 공학센터에서 운영하는 주요 컴퓨터 과학 분야 서지DB에서 제공하는 연구자 식별번호이다. 이 식별번호는 주로 URL 내에 포함된 숫자 7자리 숫자로 구성되며, 이름이 유사하거나 동일한 연구자들 간의 혼선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4년 12월 현재 기준으로 DBLP는 360만 명 이상의 저자 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일 업데이트를 통해 최신 연구 동향을 반영하고 있다.
1993년 DBLP가 개발된 초창기에는 동일한 이름을 가진 여러 저자를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페이지에 모두 표시했으나, 이는 동음이의어 연구자 정보에 혼란을 야기하여 2010년 이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자 식별번호를 사용하여 각 저자를 명확히 구분하고, 모호성을 제거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연구자 이름을 구분할 때 서양 관례에 따른 이름을 기준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서양이 아닌 동양(중국, 일본, 한국) 이름을 올바르게 처리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있다.
표 1은 본 연구에서 소개한 총 9개의 연구자 식별번호 시스템에 대해 운영(발행) 주체, 주제 범위, 식별번호 부여 방식, 연계 체계, 주요 장점 및 한계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표 1을 통해 각 연구자 식별번호 체계가 지향하는 목적, 대상 주제 범위, 발행 주체, 연계 서비스 등이 상이함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연구기관 및 도서관 등에서 연구자 식별번호 도입 및 활용 전략을 수립할 때, 어떤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채택하고 적용할지 판단하는 데 유용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
구분 | 연구자 식별번호명 | 발행기관 | 주제 분야 | 발행 건수(천) | 발행 방법 | 발행 형태 | 용도 | 특이점 | URL |
---|---|---|---|---|---|---|---|---|---|
국내 | 국가연구자 번호 | 범부처통합 연구지원 시스템(IRIS) | 과학·기술 | 9,510 | 등록 신청 | 8자리 숫자 | R&D 연구자 정보 연계 및 성과 관리용 | • 국내 연구자 정보를 통합 관리하며 국내외 다양한 식별 체계와 연계 가능 • 국제 호환성 낮음 |
https://nri.iris.go.kr |
국외 | 국제표준 이름식별자 (ISNI) | 지정기관 (e.g. ISNI KOREA 등) | 전 주제 | 1,510 | 등록 신청 | 16자리 숫자 | 창작자·저자 국제표준 식별용 | • 장르 초월 공공 데이터와 연계하여 독점적인 저자 식별체계 구축 • 연구자 전용 아님 |
https://www.nl.go.kr/isni |
국외 | ORCID | ORCID | 전 주제 | 9,060 | 자발적 가입 | 16자리 숫자 | 국제적 연구자 식별 및 이력 관리용 | • 국제 표준 연구자 식별번호 • CrossRef, DataCite 등 주요 국제 DB와 자동 연계 • 데이터 관리가 연구자에게 의존적, 지속적 업데이트 필요 |
https://orcid.org |
국외 | VIAF | OCLC | 전 주제 | - | DB 연계 자동 생성 | 9자리 문자·숫자 결합 | 도서관 메타데이터, 저자명 정규화용 | • 58개국 메타데이터 통합 • ISNI, ORCID 등 여러 식별 체계와 상호 보완적 활용 가능 |
https://viaf.org |
국외 | Researcher ID | Clarivate | 전 주제 | 43,000- | DB 연계 자동 생성 | AAA-nnnn-nnnna | WoS DB 기반 연구자 식별·성과 관리용 | • Web of Science에 색인된 논문 기반으로 자동 발급 • InCites, ORCID 등과 통합 운영 • 유료 접근 |
https://www.webofscience.com |
국외 | Scopus Author Identifier | Elsevier | 전 주제 | 1,900 | DB 연계 자동 생성 | 11자리 숫자 | Scopus DB 기반 연구자 식별·성과 분석용 | • Scopus DB에 색인된 논문 기반으로 자동 발급 • Mendely, Elsevier DB 연계 운영 • 최근 5년 이외 자료 유료 접근 |
https://www.scopus.com |
국외 | SSRN Author ID | SSRN | 사회 과학 | 2,000 | 등록 신청 | 7자리 숫자 | Preprint 및 연구성과 공유용 | • 사회과학 분야 피어리뷰 전 논문에 등재된 연구자만 확인 가능 | https://www.ssrn.com |
국외 | RePEc Short-ID | RePEc | 경제학 | 70 | 등록 신청 | Pxxnnnnnb | 경제학 논문 식별·인용 분석용 | • 경제학 연구자 분석 용이 • 연구자의 자발적인 업데이트 필요 |
https://authors.repec.org |
국외 | DBLP Author ID | 독일 트리어 대학교 | 컴퓨터 공학 | 3,600 | DB 연계 자동 생성 | homepages/nnn/nnnnc | 컴퓨터공학 분야 논문 메타데이터 관리용 | • 컴퓨터공학 연구자 분석 용이 • 서양식 이름 기반 식별 시스템으로 동양 이름 처리에 한계 있음 |
https://dblp.uni-trier.de |
고찰
본 연구는 연구자 식별번호 체계의 주요 9개 시스템을 비교·분석함으로써, 연구자 데이터 관리와 학술 성과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연구자 식별번호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연구기관 및 학술 커뮤니티에서 연구자 식별번호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연구자 식별번호 체계는 발행 주체, 부여 방식, 연계 체계 등에서 다양한 특징을 보이며, 각 시스템의 적합성을 평가하고, 최적의 활용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IRIS 국가 연구자번호, ISNI, VIAF는 공공성과 개방형 표준을 강조하며, 기록 관리와 신뢰도 측면에서 우수한 반면, Elsevier와 Clarivate 기반의 상용 시스템은 글로벌 네트워크와의 연계를 통해 폭넓은 데이터 통합과 가시성을 제공한다. 다만, 상용 시스템은 유료 서비스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일부 연구자와 기관에게는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연계 체계 측면에서 ORCID는 국내외 학술 데이터베이스 및 도서관, 출판사와 폭넓게 연동되어 저자 식별에서 성과 관리까지 통합적 지원을 제공하며, 이는 연구자 성과 관리와 학술 네트워크 형성에 실질적인 기여를 한다. 반면, RePEc Short-ID와 SSRN Author ID는 특정 주제 분야에 특화된 정보 공유 및 커뮤니티 형성에 강점을 지닌다.
연구자 식별번호는 연구자, 연구기관, 출판사, 대행사 모두에게 중요한 가치를 제공한다.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정확히 귀속시킬 수 있으며, 연구기관은 효율적인 성과 관리와 연구 추적을 지원받는다. 또한, 출판사는 학술적 투명성을 제고하고, 대행사는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대비 효과(Return on Investment, ROI)를 개선할 수 있다.
본 연구는 9개의 주요 연구자 식별번호 시스템을 분석 대상으로 하여 연구 결과의 일반화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자료 수집이 공식 웹사이트에 기반하였기 때문에 실제 사용자 경험 및 시스템 운영 현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더 다양한 연구자 식별번호 시스템을 포함하고, 설문조사 및 인터뷰를 통해 연구자들의 실제 활용도와 만족도를 분석함으로써 보다 심층적이고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자 식별번호의 표준화 및 통합적 활용을 촉진하고, 정책적 지원 방안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연구자 식별번호 시스템의 특성과 장단점을 분석함으로써, 연구기관과 연구자가 효과적으로 연구 성과를 관리하고, 국제적 학술 네트워크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있어 연구자 식별번호의 중요성을 확인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연구기관은 연구자 식별번호를 표준화된 방식으로 통합·활용함으로써 연구 성과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의학도서관 등 연구 지원 기관은 연구자들이 식별번호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입 절차 안내와 교육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효과적으로 아카이빙하고, 데이터의 신뢰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며, 국제적 학술 네트워크에서 소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연구자 식별번호의 등록 절차, 주요 이점, 활용 사례를 구체적으로 교육함으로써 연구자들이 데이터 관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자 식별번호의 표준화와 통합적 활용이 촉진되어 글로벌 학술 생태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